오늘은 누가 뭐라해도 애플의 "앱스토어"를 이야기하고 싶어졌습니다.

 

  원래 이야기를 꺼내려고 했던 것은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은 "Open Place 지향의 개발 플랫폼"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던 계획이었습니다만, 앱스토어의 전략적인 측면을 돌아보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최근 아이폰이 정식 런칭이 될지, 국내시장에 출시된다면 우리나라의 독점적인 이통사들에게 두 손과 두 발이 묶인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의 뒤를 따를 것인지에 의견이 분분한 와중이니 더욱 관심이 많으실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찬진 사장님께서 많은 트윗을 올려주셨기 때문에 그 분의 Twitter에서 진실을 찾아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시작이 길었습니다만, 오늘은 애플의 앱스토어 진출기를 돌아보고, 앱스토어가 어떻게 시장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안테나를 세우면 돈이 굴러들어왔던 시대는 지나갔다

  우선 휴대폰(Cellular Phone)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아야 할 것 같네요. 우리가 휴대폰을 쓰는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언제 어디서나 상대방에거 전화를 걸고/받기"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맨 처음 이동통신사들이 투자한 것은 안테나를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전국에 기지국을 세우고, 통신 인프라를 연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주파수였습니다. 누가 더 멀리, 더 효율적으로, 좋은 품질의 음성을 전송가능한 주파수를 얻느냐가 성패를 좌우했습니다.

"황금주파수"라는 말은 여기서 시작되었죠. (그래서, 주파수 대역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중요해진 것일까요? MVNO 시장이 활성화 된다면 안테나와 회선 장사로 돈을 조금 더 벌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점점 기기의 성능이 좋아지고, 다양한 주파수 대역에 더 많은 데이터가 오갈 수 있는 무선통신기술이 나오면서 우리의 이동통신 시장에는 이동통신기술과 서비스들과 함께, "스마트폰(Smart Phone)"이 등장합니다. Palm OS나 Windows Mobile 기반의 이 기기들은 일정관리와 전화번호 저장, 이메일 등의 기능을 제공하려고 했지만 제맘대로 서버리는 불안정한 OS와 기기의 성능으로 인해 초기 시장에서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인터넷에 접속가능하다'기 보다는 '이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라고 표현하는게 맞았다고 봅니다.) 

  이 스마트폰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동통신사에게는 "통신"이 아닌 "데이터"가 돈을 벌어다 준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 때부터입니다. 즉, Daum과 같은 포털들이 "메일"이 아닌 "컨텐츠"가 돈을 벌어다 준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과 똑같은 인식이 시작된 것입니다. (네이버가 Daum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게 된 것은 바로 그것의 차이에서 시작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듯 합니다.) 2세대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블랙베리'는 메일과 메시지 전송/일정 확인등의 기능에서 놀라웠지만, 3세대 스마트폰의 시작을 알린 "아이폰"의 경우에는 "인터넷에 바로 접속 가능한 Online 상태"를 제공했고, 이제는 황금주파수가 아닌 "황금 컨텐츠와 데이터"가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이동통신회사들은 이제 "Connectin People : NOKIA", "AT&T : Your World. Delivered"라고 말합니다. 즉, 아날로그의 시대는 가고, Online과 Digital의 시대가 왔다고 말하고 있는데, 우리는 팔리지도 않는 "영상통화"와 "영화"를 보여줄 수 있는 AMOLED의 Device에 목메고 있으면 안되지 않을까요? (벨소리와 게임도 이젠 지겹습니다.

영화를 보려면 PMP가 더욱 화면도 크고, 성능도 좋습니다.)

 

  여러분은 Connect 되어계십니까?

  그리고, 이동통신사 여러분, 잠은 편안히 두발 뻗고 주무시고 계십니까?

 

 앱스토어는 예정되어 있던 운명의 시계바늘이었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맨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의 의견은 분분했지만 대체로 '파격'이라는 것으로 의견을 대신했습니다. 애플의 iTunes가 Ipod이라는 mp3 플레이어를 가지고, 온라인 음악시장을 평정했던 것을 기억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앱스토어'가 온라인 컨텐츠 시장의 완성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iTunes에서는 음악 한 곡을 다운로드 받는데 9.99$의 파격적인 가격을 받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온라인 시장의 모든 뮤지션들은 자신의 곡을 iTunes에 업로드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의 음반제작사와 기획사, 마케터를 비롯한 복잡한 유통경로를 거치지 않고, 제작자와 가수들은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게 되었으며, 온라인 음반시장이 정착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 때문에 디지털 음원의 가격이 9.99$를 넘지 못하게 되는 것을 악순환의 시작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최근 Amazon이 e-Book 시장에서 비슷한 정책을 펴고 있어서 뭇매를 맞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애플은 앱스토어를 개방하면서, 수익의 대부분을 개발자에게 돌려주는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많은 개발자들이 앱스토어로 몰려들었고, 유명한 컨텐츠는 1달러가 되지 않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려나가 개발자를 순식간에 거부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이것은 "파격"을 넘어 "혁명"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개발자과 컨텐츠 제작자들에게는 더욱 그랬습니다. (애플과 개발자는 지역별로 250$가 넘는 수익이 발생하면 3:7로 수익을 나눕니다.)

   우리나라의 이동통신사들이 컨텐츠 제공회사들을 수족처럼 부리며, 막대한 데이터요금으로 돈을 벌던 시대는 곧 막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알고 보면 Yahoo가 Google의 등장을 대비하지 못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리 "아이폰 게 섰거라!"와 같은 기사를 뿜어낸다 해도 "해는 가려도 진실은 가릴 수 없다"는 것처럼, 스마트폰의 시대가 오고, Creative Contents를 만들어내는 제작자들의 성공담도 이어서 들릴 것입니다. 

 

앱스토어의 열두가지 방향에 대하여

   앱스토어의 운명의 시계바늘은 계속 돌고 있지만, 각각의 열두가지 방향은 각자 제 갈 길을 향해 갈 것처럼 보입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 노키아의 오비(Ovi), 소니에릭슨의 PlayNow, Palm의 앱카탈로그,  삼성의 SamsungMobile, SKT의 마이스마트와 같은 다양한 앱스토어들이 이미 오픈되었거나, 곧 시장에 진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LG, KT, 오렌지, 보다폰과 같은 업체들도 있습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경우에는 국내 이통사가 절대로 '데이터 요금제'를 위해서라도 'Wi-Fi' 기반의 데이터 통신을 막으려 할 것이고, 이통사에 발목잡힌 삼성이나 LG가 "제대로 된 앱스토어"를 만들 수 있겠느냐는 것과 국내의 10만명이 갓 넘는 스마트폰 유저를 위해 이동통신사가 "제대로 된 데이터요금제"를 만들어 주겠느냐 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바로 'iRiver 실패의 교훈'입니다. 맨 처음 mp3 플레이어로 전 세계 시장을 석권했던 것은 iRiver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세계시장의 1위는 바로 iPod입니다. (브랜드 충성도나 Story Telling과 같은 이야기는 우선 접어두죠.) 그 밑바탕에는 바로 iTunes가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mp3를 제대로 된 기기"에서 들으니 당연히 1등을 할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iRiver는 놀라운 성능과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는 성공을 가져다 줄 컨텐츠가 없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휴대폰 제조사들은 전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만큼 막강한 Device Power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기 자체의 성능으로 보면 아이폰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기기"에 "제대로 된 컨텐츠"가 없다면 그것은 "컬러TV를 사다 놓고, 70년대 흑백의 '웃으면 복이와요'를 보는 격"이 될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에는 절대로 우리 제조사들이 1등을 할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이제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앱스토어'를 열고, SDK를 공개하고, 전 세계의 개발자들에게 손짓을 시작할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Global 시장에 삼성과 LG의 앱스토어가 열린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국내 시장만을 바라보고, 국내 휴대폰 제조사가 앱스토어를 열어봐야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께 질문을 드리자면, 만약 애플이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1%를 가지고 있는데 앱스토어에서 벌어들이는 가치와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20%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업체가 앱스토어를 열었을 때의 가치를 비교한다면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되지 않으실까요?

   그리고, 삼성과 LG가 앱스토어에 공개하는 SDK는 어떤 플랫폼에서 동작하게 될까요? 여러분의 휴대폰이 동작하게 되는 그 플랫폼입니다. 이동통신사과 국내 제조사가 송화기에 접근하는 API와 Wi-Fi나 데이터케이블로 접근하는 API는 구동이 되지 않도록 휴대폰을 생산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분간은 가능한 통제수단이 되겠지만, 전세계에서 삼성과 LG의 앱스토어가 성장하게 된다면 그 족쇄도 머지않아 풀리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곧, 어느 개발자나 원하는대로 휴대폰에 필요한 컨텐츠를 만들고 어플리케이션을 나눌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고, 이동통신사 주도의 시장이 개발자와 제조사가 주도하는 시장이 될 것이고, 그것을 소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게 되는 Open API 기반의 모바일 서비스 시장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접속가능한 Ubiquitous 세상의 시작은 먼 훗날 "앱스토어"에서 시작되었다고 누군가 말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동통신사들의 앱스토어와 제조사의 앱스토어들간의 승자는 누가 될 지 기대가 됩니다.

 



Posted by 나모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