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3.09 SW노임단가 이상하지 않나요?
  2. 2010.08.23 포기는 또다른 선택일 뿐이다. 2

새해 연봉사인의 시절이 다가왔습니다.
IT하시는 분들 무슨 얘기를 연봉사인할 때 하고 싶으세요?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이상한 노임규정

매년 하반기에는 소프트웨어 산업협회에서 SW기술자들에 대한 노임단가 기준을 공표합니다.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에서 규정한 이 노임 산출방식은 SW산업이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불공정한 관행과 폐해로부터 SW개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만들어졌습니다.
일종의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제도와 유사한 제도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지만, 최저임금제도는 지키지 않으면 엄중한 제재조치를 받게 되지만,
실제 SW 개발현장에서는 이 노임단가 규정이 정상적으로 적용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이러한 SW노임단가 기준에 대한 불공정한 적용이 발생하는 이유는 노임단가
책정기준 자체에 대한 낮은 신뢰도에서 기인하는 바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경력년수를 기준으로만 산정하는 주먹구구식의 산정방식 때문입니다. HTML과 CSS만을
10년동안 개발한 사람이나 JAVA, Perl, Python 등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엔터프라이즈
환경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사람이나 똑같은 고급인력으로 동일 임금을 받아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이런 제도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것은 비민주적인 근로환경에서 그나마 살 길을 찾아보고자 궁여지책으로 만든
수당제도와 휴가제도가 지금에 와서야 노사 양측의 발목을 잡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즉, SW 노임단가 기준과 개발자 경력신고제도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높은 등급의 인력은 외면받는 IT시장

SW노임단가 기준으로 기술사는 1일 기준 35만원을 받아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금액은 제경비나 기술료는 제외한 금액이므로 1개월에 20일을 근무한다고 할 때,
700만월을 수령하고, 평균 연봉은 8400만원 이상이 되는 것이 적정한 연봉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월 근무일수를 25일 기준으로 잡으면 더 많아야겠죠.)

그러나, 실제 IT환경에서조차 기술사는 그런 급여를 받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높은 비용의 기술사를 써야 할 당위성을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기술사 한 명을 고용할 비용이면 값싼 인력 2~3명을 고용하면 밤을 새든, 날을 새든,
품질이야 어찌 되었든 개발 일정은 맞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다보니 IT시장에는
초급개발자들은 넘쳐나지만 실력이 왠만큼 쌓이면 더 높은 급여를 받기 위해 프리랜서로
시장에 뛰어드는 일이 많아집니다. 그러나, 악순환처럼 프리랜서들도 경력이 쌓이면
중급/고급개발자가 되고, 그러면 비싼 임금수준때문에 업체들도 고용을 꺼리게 됩니다.
즉, 박사나 석사가 전문대 인력을 뽑는 인력시장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됩니다.


대기업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SW대가기준이나 노임단가 기준이 제대로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국내 IT대기업부터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첫째로, 이력서 중심의 실제 역량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원칙이 필요합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이전 직장에서의 추천서나 본인이
수행했던 프로젝트 이력을 중심으로 면담을 통해 임금수준이 정해집니다. 신분고하를
가리지 않고, 실력에 의해 인재를 추천하고 등용했던 옛날 얘기와 비슷하지요.
경력년수만 가지고 등급을 평가하고, 이에 맞춰서 급여를 달라고 하는 5%의 발목잡는
게으름뱅이 개발자들을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SW노임단가 기준은 철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둘째로, SW대가기준부터 변화해야 노임단가의 변화가 가능하다느
것입니다. 아직도 중소 규모의 프로젝트 계약은 몇 명을 투입해야 하는지를 기준으로
금액이 산정되다보니 주먹구구식의 비용산정으로 임금도 노임단가 기준을 따를 수 밖에
없는 폐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행을 위해서는 대기업부터 변화의 첫 발을
떼야합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기술사와 고급인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IT대기업입니다.

그런데, 이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기술사나 특고급 인력에 대한 급여수준을 보면
"기술사라고 더 줄 수 있나? 과장이라면서 부장들보다 더 받기를 바라는건 아니겠지?"라는
관점으로 바라봅니다. 고객사로부터 돈을 받을 때엔 "기술사"라고 더 받고, 급여로 줄 때엔
"기술사"라고 더 달라고 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즉, 역량기준의 노임단가 평가기준은
대기업 내부에서조차 정상적이지도 비정상적이지도 않게 적용되는 셈입니다.

물론, 올바른 IT시장 정착을 위해서 더 중요한 근본적인 대책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우리가 헐 값에 자신을 저울질하면, 이런 악순환은 더욱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술사가 기술사다운 대접을 받고, SW기술자가 3D직종이 아닌 IT선구자의
위치에 서고자 한다면 우리 자신을 갈고 닦는 것이 먼저이고, 자기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오늘 하루도 열심히 땀흘려야 하겠습니다.






Posted by 나모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상스럽게도 "7전 8기"라는 끈기과 성공의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 같다.
홍수환 선수가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결국 타이틀을 쥐었던 것처럼, 수차례의 월드컵 도전 끝에
4강을 이뤄낸 축구대표 선수들처럼, 스포츠의 뜨거운 열정을 느끼고 싶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한편에서 바라보면 "그것이 아니면 안된다."라는 절실함에서 기인한다.
즉, 목표가 뚜렷하고, 그것을 향해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쏟아붓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운동선수들에게는 외국과는 달리 '학점'이나 '성적', 다양한 학교생활 참여가 필요하지
않다. 다른 의미로 보면, 운동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다른 인생의 기회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가 우리나라 부모들이 자녀의 운동에 대한 꿈을 쉽게 승낙하지 못하도록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된다.

  우리나라 운동선수들 중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국가대표가 되어서, 국제대회에 나가 메달을 받고,
성공적인 지도자로 변신해서 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프로선수는 얼마나 될까? 그 확률은 1/1,000도
되지 않는다. 운동으로만 온전한 삶을 영위하기란 선진국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운동을
하는 이들은 자신의 목표에서 절실하고, 다른 선택이란 건 거의 존재하기 어렵다.

  그런만큼, 본인이 운동선수로 '대성'하기 어렵다고 판단이 된다면, 재빨리 다른 선택을 해야하는
것도 필요하다. 더 어린 나이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운동선수 부모의 몫이라는
글을 어디서 본 적이 있다. 되지도 않을 자녀의 운동선수 생활을 뒷바라지만 하다가, 이도저도 되지
못한 문제아가 되도록 만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홍수환 선수가 요즘 유명강사가 되어, 여기저기 강연도 하고, 본인 명의의 복싱 다이어트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강연의 내용 중에 "누구나 인생에 한 방은 있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이 결정적 '한 방'은 누구에게나 있는 '한 방'이 아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땀흘린 자에겐
'한 방'의 기회가 언젠가는 찾아온다는 뜻이다.

 나는 기술사라는 것에 도전하는 많은 분들에게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꼭 이런 이야기를 한다. 

 "목표가 분명하지 않다면 이런 힘든 일에 도전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인생에는 이 기술사가 아니더라도
더욱 인생을 멋있고 알차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무척이나 많습니다. 더구나, 나이가 40대 중반을
넘어서신 분이라면 더더욱 이 자격증을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과장 정도의 직급을 가지신 분이라면,
기술사 자격을 가지시고 이직이나 파격적인 스카웃 제의를 받으실 수 있지만, 여러분들에겐 쉽지 않습니다.

더더군다나 여러분의 자녀 대부분이 중고등학생의 힘든 청소년기에 있고, 그 시기에 공부하신다며 자녀와
대화하실 시간조차 없애버리시면, 여러분들은 자격증을 얻고, 가족을 잃습니다.
절실함이 없으면, 목표가 없으면 절대로 이 공부를 시작하길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포기도 때로는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한 합격한다."라는 것은 당연하다. 멈추지 않는 한, 결승선에 언젠가는 도달할테니까.
그러나, 인생의 커다란 목표에서는 '기술사'라는 자동차를 타고 가지 않아도 결승선에 도달할 수 있다.
포기도 또다른 선택일 뿐이다. 목표도 꿈도, 열정도 준비된 분만 이 자동차에 오르시길 바랄 뿐이다.

 아. 물론, '기술사'란 자동차가 조금 더 빠르고, 멋져보이는 자동차이긴 하다. ^^

 



Posted by 나모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