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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광고는 효율적이지만, 왜 사랑받지 못할까?
    이런 기술 & 저런 얘기 2025. 12. 16. 10:06

    맥도날드 네덜란드가 제작한 AI 크리스마스가 엄청난 대중의 비난을 받고 결국 삭제되었습니다. 네덜란드 회사 TBWA Neboko와 미국 제작사 The Sweetshop를 통해 제작된 이번 AI 크리스마스 광고는 '일 년 동안 크리스마스가 가장 끔찍한 시간'이라는 컨셉으로 묘사했죠. 

    그렇지만, 대중들은 크리스마스가 따뜻함과 가족애를 중심으로 묘사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반해, 이 광고는 이 끔찍한 기간동안 맥도날드가 유일한 휴식처인 것처럼 묘사해 냉소적인 메시지와 어둡고 암울한 기괴함으로 반감을 부추겼습니다. 

     

    < 맥도날드의 광고는 크리스마스를 망친다는 평가 속에 사라졌다. 출처 : MBC 뉴스 - YouTube >

     


    AI로 만든 광고가 대중의 외면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작년과 올해, 두 차례의 AI 광고를 집행한 코카콜라는 AI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을 그대로 맞아야 했습니다. 코카콜라의 연말 시즌 광고는 전통적으로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따뜻한 스토리텔링으로 엄마와 자식 북극곰을 만다는 감성과 영혼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는데요. 작년과 올해 광고는 캐릭터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트럭의 바퀴는 굴러가지 않고 미끄러지는 불쾌하고 부자연스러운 효과, Uncanny Valley(불쾌한 협곡)를 보여줘 완성도까지 떨어졌습니다.

     

    < 코카콜라의 2년 연속 AI 광고는 지난 훌륭했던 평판을 박살냈다. 출처 : WLDO - YouTube >



    이런 광고들의 문제는 AI 기술의 한계점으로 인해, 동일한 Context 유지가 쉽지 않다보니,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장대한 스토리텔링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맥도날드의 광고는 짧은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짜집기 하느라 바빴는데요. 제작진은 10명이 5주 동안 풀타임으로 작업하면서 수 많은 영상 클립들을 수정하고 골라냈다지만, 오히려 그게 제작의 노력이냐며 비아냥을 들어야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동물의 움직임을 제대로 학습하는 등의 기술력 부족의 한계도 느끼게 했죠. (그런 면에서 GTA 시리즈의 동물 모델방법을 코카콜라가 배웠으면 달라졌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바로 '기술 부족'이 아니라 '비용 절감과 효율성'으로 인해 인간의 창의성과 노동을 대체하려는 시도를 벌였기 때문에 괘씸죄가 적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일종의 AI 포비아로서 동작하는 이런 현상은 감성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 시장에서 더욱 극적으로 나타나는데요. AI가 대체하는 미래가 곧 나의 미래가 될 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가하기 때문입니다.

     



    AI 광고가 더욱 극적으로 감동을 주는 경우는 없나?

     

    빙그레는 옥중에서 순국하여 빛바랜 죄수복 사진만 남은 독립운동가 87명의 마지막 사진을 AI 기술로 복원하여, 그 분들이 생전에 입고 싶었을 고운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재탄생시키는 '처음 입는 광복'이라는 캠페인을 만들었었죠. 거기에 빙그레 임직원들이 애국지사의 후손 6분에게 한복과 AI로 복원한 사진을 전달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메시지의 진정성을 더했습니다.

     

    < 빙그레는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으로 독립투사를 기리는 캠페인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출처 : 빙그레 - YouTube >



    이런 AI 광고들은 향후 MBC와 여러 방송사들의 2025 대선이자 광복 80주년 기념 개표방송 타이틀에서 많이 활용되면서 회자 되기도 했습니다. AI 광고가 단순히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담고 있으며, 되새겨 볼만한 주제를 던져줄 때에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 MBC와 SBS를 비롯한 여러 방송사에서 AI를 활용한 광고를 내보내는 것에 이질감이 없다. 출처 : MBC - YouTube >



    AI가 기술로서만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가',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을 깨닫게 해주는 좋은 캠페인이었어요. 즉, AI 기술을 사용한 광고라고 해서 무조건 사람들에게 거부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기획력, 가치들을 AI의 눈이 아닌 사람의 눈높이에서 전달하는 브랜드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코카콜라도 AI로 만든 광고를 무조건 실패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2023년 진행되었던 코카콜라의 마스터피스(Masterpiece, Real Magic) 캠페인은 앤디 워홀의 작품에서 시작해 뭉크와 고흐, 베르메르까지 여러 예술작품들 사이를 코카콜라가 누비며, 마법같은 순간을 완성한다는 영감이 넘쳐나는 작품이었죠. 즉, 광고에서 AI를 썼느냐가 중요하기 보다는 도구를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 코카콜라가 예전 만큼만 광고를 만들면 좋겠는데.. 역시 광고는 사람이 만들어야? 출처 : 코카콜라 US - YouTube >

     

     

    스토리텔링(StoryTelling)에서 스토리비잉(StoryBeing)의 시대로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완성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의 완성도가 광고의 성패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요즘엔 스토리비잉, 브랜드 자체가 이야기의 일부로서 존재(Be)하며, 소비자들이 인터랙티브하게 양방향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상태를 유지(ing)하는 유기체처럼 브랜드가 소비자와 상호작용하는 광고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토리비잉(StoryBeing)은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나 철학이 기업의 행보와 제품 자체에 녹아들어 있어 소비자에게 '실재'로 느껴지게 하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메시지를 통해 환경 보호라는 브랜드 철학을 보여준 파타고니아(Patagonia)라던가, "어디에서나 내 집처럼(Belong Anywhere)"를 통해 단순한 숙박 서비스가 아니라,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경험 자체를 브랜드 정체성으로 제공하는 것을 알린 에어비앤비(Airbnb) 등이 있었죠.

     

    기술 발전과 더불어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변화하면서, 기존의 소비자를 연령이나 세대, 소득, 지역에 따라 구분하기 보다는 지극히 개인화된 1:1 마케팅 수준의 타게팅이 AI를 통해 가능해진 것을 광고 기술에서 활용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AI로 영상 광고를 생성하기 보다는 인스타나 페이스북 광고, 네이버와 구글 배너 광고, 앱스토어 광고, 넷플릭스 스탠다드에서 나오는 광고를 비롯해 고객센터의 챗봇까지 소비자에게 개인화된 맞춤 광고를 AI를 통해 자동화된 맞춤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이나 넷플릭스의 초개인화된 추천 기술, 고객센터가 AI 챗봇을 통해 24시간 나의 모든 상담을 기록하고 문제점을 찾아서 에이전트가 끝까지 해결해주는 경험, 세포라의 AI 기반 피부 진단을 통해 맞춤형 제품을 전문가처럼 추천받는다거나, AI가 제안하는 맞춤형 여행계획을 점차 구글 지도(Map)을 통해 제안받는 것이 어색해지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이 바로 AI를 존재론적으로 인지하면서 더 이상 광고로 느끼지 않게 되는 것을 의미하죠. 

     

    지금은 친구들과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만 나눠도, 내 주변의 모든 광고는 '자전거'로 도배가 되는 것을 짜증내게 됩니다. 그렇지만, 진짜 스토리 Being을 하는 회사는 그 틈새에서도 'Real 자전거'의 스토리를 자연스레 연결해주는 역량을 가질지도 모르죠.

    아직, AI가 만든 영상광고가 어색하고 싫은 이유는 우리에게 무턱대고 '자전거'를 보여주는 AI의 무대포식 타게팅 광고가 어색하고 싫은 이유와 맞닿아 있습니다. 곧, AI가 우리의 무의식으로 '자전거'를 밀어넣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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