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상스럽게도 "7전 8기"라는 끈기과 성공의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 같다.
홍수환 선수가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결국 타이틀을 쥐었던 것처럼, 수차례의 월드컵 도전 끝에
4강을 이뤄낸 축구대표 선수들처럼, 스포츠의 뜨거운 열정을 느끼고 싶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한편에서 바라보면 "그것이 아니면 안된다."라는 절실함에서 기인한다.
즉, 목표가 뚜렷하고, 그것을 향해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쏟아붓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운동선수들에게는 외국과는 달리 '학점'이나 '성적', 다양한 학교생활 참여가 필요하지
않다. 다른 의미로 보면, 운동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다른 인생의 기회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가 우리나라 부모들이 자녀의 운동에 대한 꿈을 쉽게 승낙하지 못하도록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된다.

  우리나라 운동선수들 중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국가대표가 되어서, 국제대회에 나가 메달을 받고,
성공적인 지도자로 변신해서 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프로선수는 얼마나 될까? 그 확률은 1/1,000도
되지 않는다. 운동으로만 온전한 삶을 영위하기란 선진국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운동을
하는 이들은 자신의 목표에서 절실하고, 다른 선택이란 건 거의 존재하기 어렵다.

  그런만큼, 본인이 운동선수로 '대성'하기 어렵다고 판단이 된다면, 재빨리 다른 선택을 해야하는
것도 필요하다. 더 어린 나이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운동선수 부모의 몫이라는
글을 어디서 본 적이 있다. 되지도 않을 자녀의 운동선수 생활을 뒷바라지만 하다가, 이도저도 되지
못한 문제아가 되도록 만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홍수환 선수가 요즘 유명강사가 되어, 여기저기 강연도 하고, 본인 명의의 복싱 다이어트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강연의 내용 중에 "누구나 인생에 한 방은 있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이 결정적 '한 방'은 누구에게나 있는 '한 방'이 아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땀흘린 자에겐
'한 방'의 기회가 언젠가는 찾아온다는 뜻이다.

 나는 기술사라는 것에 도전하는 많은 분들에게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꼭 이런 이야기를 한다. 

 "목표가 분명하지 않다면 이런 힘든 일에 도전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인생에는 이 기술사가 아니더라도
더욱 인생을 멋있고 알차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무척이나 많습니다. 더구나, 나이가 40대 중반을
넘어서신 분이라면 더더욱 이 자격증을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과장 정도의 직급을 가지신 분이라면,
기술사 자격을 가지시고 이직이나 파격적인 스카웃 제의를 받으실 수 있지만, 여러분들에겐 쉽지 않습니다.

더더군다나 여러분의 자녀 대부분이 중고등학생의 힘든 청소년기에 있고, 그 시기에 공부하신다며 자녀와
대화하실 시간조차 없애버리시면, 여러분들은 자격증을 얻고, 가족을 잃습니다.
절실함이 없으면, 목표가 없으면 절대로 이 공부를 시작하길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포기도 때로는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한 합격한다."라는 것은 당연하다. 멈추지 않는 한, 결승선에 언젠가는 도달할테니까.
그러나, 인생의 커다란 목표에서는 '기술사'라는 자동차를 타고 가지 않아도 결승선에 도달할 수 있다.
포기도 또다른 선택일 뿐이다. 목표도 꿈도, 열정도 준비된 분만 이 자동차에 오르시길 바랄 뿐이다.

 아. 물론, '기술사'란 자동차가 조금 더 빠르고, 멋져보이는 자동차이긴 하다. ^^

 



Posted by 나모군